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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thon 데이터 사이언스

나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다, 데이터 분석가의 이야기

데이터 사이언스 스쿨 2기 조용환님

2017.02.22 | 3318 명 읽음

우리나라 직장인의 이미지는 힘들고 고달프다. 취업을 했다는 기쁨도 잠시, 사회에 나가는 것 자체가 불행의 시작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일이 즐겁다’라는 말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일하는 게 즐겁다. 편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때문에 하루도 안주할 수 없는 현실에 있다. 다만 일이 계속해서 내가 동기를 부여하고 성장을 가져다준다는 점, 그리고 이 일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이 확실하다는 점이 나를 지치지 않게 한다. 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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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면 뭐 하지?

경영정보학을 전공했다. 경영과 IT가 접목된 학문을 배우면서 기초 통계, 데이터베이스 수업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뭘 제대로 공부하지는 못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안일한 학생이었다. 미래에 대한 고민도 없었고, 그저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가다 보니 그냥 4학년이 되어있었다. 졸업하면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언론에서는 연일 최악의 취업난이라는 말을 하고, 나는 아무 준비가 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몰랐다. 다른 친구들도 별다른 건 없는 것 같았다. 취업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만 있을 뿐 특별한 목표나 뜻을 가지고 준비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모두가 ‘어떻게든 되겠지’ 정도의 생각으로 스펙을 쌓고 인턴 지원 서류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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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흥미를 떠올리다

그렇게 고민에 빠져있을 때,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 과정’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돌이켜보니 나는 데이터베이스 수업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걸 재미있어했다. 진로를 찾던 나였기에 그게 다시 생각났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 번 자세히 공부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의 동기로 데이터 분석에 처음 발을 들였다. 추상적인 동기를 구체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모든 일이 겉보기와 실상은 다르다고 한다. 데이터 분석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데이터를 다루는 것은 내 적성에 맞았다. R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해 내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주가를 예측하고 경마 우승마를 예측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걸음마 수준이었지만 무언가를 데이터를 토대로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짜릿했다. 물론 그때는 내 예상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계속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을 마치고도 데이터 분석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겨우 기초 수준의 지식만 배운 상태인데도 친구와 함께 무작정 이것저것 해봤다. 한 번은 프로야구 우승 팀을 예측하겠다고 KBO에서 데이터를 얻어 분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데이터에 적합한 분석 방법이나 알고리즘도 몰랐으니 참 어설펐던 것 같다. 지금이면 하루 이틀이면 할 작업을 3주에 걸쳐서 하곤 했다. 그래도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데이터 분석이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취업은 잠시 접어두고

자연스럽게 나는 ‘데이터 분석가’라는 진로를 걷기로 결심했다. 계속되는 학습에도, 끊임없이 부딪히는 시행착오에도 이 일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대한 확신이 강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나같이 기초에 그친 지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디서도 뽑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을 졸업할 때가 돼서야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원서를 내고 면접을 볼 때, 나는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도 정말 조심스러웠다. 앞으로 한 2년간은 구직 활동을 중단하고, 뜻이 있는 길을 걷기 위해 공부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허락해주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원은 할 거지?’라고 하셨다. 4년 동안 공부를 시켜놨더니, 갑자기 2년이나 더 공부를 하겠다는 말에 당연히 놀라셨을 거다. 27살 먹은 아들이 어느 날 아무 준비도 없이 가수하겠다고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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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선으로

엎질러진 물이었다. 나는 이미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로 나가겠다는 욕구가 확고했다. 주변 걱정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앞만 보고 달려야 했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국비 지원 교육을 비롯한 자잘 자잘 한 수업 들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어떤 교육이든 문제가 있었다. 졸업반 때 들었던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도 그랬고, 접했던 강의들은 모두 수학으로 치면 ‘집합’에만 머무는 느낌이었다. 모든 수학 교과서의 첫 단원은 집합이지 않은가? 기초만 주구장창 배우고 있었다. 그 수업들에서 얻은 내용으로는 데이터 분석가의 길을 걸을 수가 없었다. 회사가 요구하는 자격과는 동떨어진 지식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지인 소개로 알게 된 게 패스트캠퍼스였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파트타임 과정과 3개월 동안 매일, 하루 종일 학습하는 풀타임 과정이 있었다. 나는 오직 더 확실한 학습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풀타임 과정을 관심 깊게 봤는데, 커리큘럼이 인상적이었다. 일단 내가 모르는 용어들이 많았다. 확실히 기초에 그치는 과정은 아닌 것 같았다. 용어들을 찾아보니 커리큘럼이 체계적으로 짜여있다는 생각을 했다. 고민 끝에 패스트캠퍼스의 데이터 사이언스 SCHOOL(3개월 풀타임 과정)을 수강하게 됐다.

수강 3일 차에 이미 집합은 넘었던 것 같다. 강의의 깊이와 퀄리티가 달랐다. 사례를 토대로 폭넓은 이해가 가능했고 포인트를 명확히 짚어줘서 이해하기 수월했다. 파이썬이라는 툴 활용법을 배운 것도 큰 수확이었다. 후에 실제로 일할 때 개발자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정식으로 내디딘 첫 발

데이터 사이언스 SCHOOL 과정에 있었던 ‘참여기업 특강’에서 ‘솔리드웨어’를 만났다. 솔리드웨어는 머신러닝 기법이 적용된 데이터 솔루션을 금융권에 제공하는 기업인데, 특강에서 그들이 만든 솔루션을 봤다. 그런데 내가 배우고 있는 것들, 코딩을 하지 못 해서 할 수 없는 기능들을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하게 해주는 그런 솔루션이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SCHOOL 동기들도 이 회사를 무척 좋게 평가했다. 그렇게 솔리드웨어라는 회사에 호감을 갖게 됐다.

운이 좋았는지, SCHOOL의 마지막 채용 연계 행사인 HIRING DAY가 끝나고 솔리드웨어 측에서 패스트캠퍼스에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나는 바로 지원했고 다행히도 솔리드웨어는 패스트캠퍼스에서 3개월 간 쌓아왔던 역량을 좋게 봐주었다. 처음으로 데이터 애널리스트라는 직함을 가지고 회사에 들어가게 됐다.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정식으로 내디딘 첫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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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게 즐겁다

지금은 회사가 만드는 솔루션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실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오류를 짚어주고 모니터링을 하는 QA 업무를 하고 있다. 그렇게 재미있었던, 하고 싶었던 데이터 분석, 그게 내 일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지금 몸담고 있는 이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다. 사람들과의 관계 같은 업무 외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배울게 많아서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내가 뭘 잘못해서 지적을 받더라도 짜증이 나는 게 아니라 기분 좋은 자극이 된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내가, 혹은 우리 회사가 특별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일이 많거나 잘 안 풀릴 때 힘들기도 하지만 모든 어려움이 꿈꾸고 있는 내 미래를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 즐겁다. 이 모든 게 대학 졸업반 때 처음으로 데이터를 진지하게 생각했던 그 순간부터 시작된 것이다.

 

 

즐겁게 일하고 싶다면

내 이야기를 길게 했다. 학창 시절부터 데이터 사이언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그리고 이를 구체화하고 발전시켜온 과정까지 말이다. 지금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려면 필요한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업(業)을 정할 때, 재미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그 일의 어떤 요소에서도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삶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우리처럼 말이다.

재미있는 일이란 어떻게 찾는 걸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자신의 길을 선택할 때가 됐을 때 삶을 돌아보면, 누구나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꼈던 것이 보일 것이다. 대부분 현실적으로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그저 생각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한번 부딪혀 보는 건 어떨까?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경험해보면 이 일을 내가 업으로 삼게 됐을 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보인다. 그 단계에서 맞는 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면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맞는다면 모든 걸 쏟아부을 준비를 하면 되는 것이다. 나도 똑같았다. 예전에 느꼈던 작은 흥미를 좇아서 데이터 분석에 발을 들였고, 더 가까이 마주하게 된 이 세계는 나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확신이 생긴 순간부터 내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흔들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다. 아직도 달려가는 중이지만, 이 모든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